세계 무대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묵직하다.
수백 명의 참가자, 서로 다른 언어, 서로 다른 기술,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정직하게 실력을 평가하는 심사위원들.
그 자리에서 이름이 불린다는 건, 단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 사람이 쌓아온 시간과 노력이 ‘세계 기준’으로도 통했다는 증명이다.
이번 2025 GCC(Global Coffee Championship) 시그니처 에스프레소 부문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한 우리의 참가자가 세계 9위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숫자일지 몰라도 우리는 그 숫자 속에 담긴 땀과 호흡, 수많은 실패와 반복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9위는 단순한 순위가 아니라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비추는 작은 트로피와 같다.
한 잔의 에스프레소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먼 거리
에스프레소는 작다.
작은 잔, 작은 양, 작은 시간.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원두의 선택, 로스팅 포인트, 미세한 분쇄도,
1초 단위의 추출 시간, 1g의 차이가 만드는 밸런스.
그 수많은 선택과 조절의 결과가
작은 잔 하나에 담겨 누군가의 입에 닿는 순간 완성된다.
그리고 그 잔이 이제는 세계의 기준으로 평가받았다.
참가자는 말했다.
“한 잔의 커피로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세계대회는 대답했다.
“당신의 커피는 충분히 세계에 닿았다.”
무대 뒤에서 빛나고 있던 성장의 기록
세계 상위 10위권에 오른다는 것은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과정이 필요하다.
늦은 밤 추출을 반복하고, 실패한 레시피를 다시 쓰고, 맛이 맞지 않을 때마다 이유를 찾기 위해 노트에 기록을 남기고, 팔이 아파도, 집중이 흐려져도 다시 머신 앞에 서는 것.
그 시간이 쌓여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심사위원들은 스킬보다는 그 사람의 커피 철학과 표현력을 본다.
참가자의 잔에서 흐르는 깊이와 밸런스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 것임을 모두가 느꼈다.
9위 입상, 그 이상의 의미
순위는 기록이지만,
그 기록이 만들어내는 의미는 순위를 훨씬 넘어선다.
세계대회에서 상위 10위 안에 든다는 것은
이미 충분한 실력자라는 뜻이며,
세계 무대도 인정한 맛과 감각을 갖고 있다는 선언과도 같다.
더욱이 시그니처 에스프레소 부문은
가장 기술적이고 가장 미세한 감각을 요구하는 분야다.
그곳에서 9위는 마치
‘잘하고 있다, 그리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세상의 응원처럼 들린다.
그리고 다음을 향해, 다시 한 잔
대회가 끝난 뒤, 참가자는 조용히 말했다.
“끝이라기보단 시작 같아요.”
세계가 한 잔의 커피를 인정했다면,
이제 그 한 잔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다.
새로운 레시피, 새로운 표현, 새로운 무대가
이 작은 잔을 통해 또다시 펼쳐질 것이다.
그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성과는 더 큰 도약을 위한 신호이며,
앞으로 만들어질 커피에는
오늘의 감동과 내일의 가능성이 함께 담겨 있을 것이라는 것을.